총기사고 비극 막아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9일 텍사스주 유밸디 총격 참사의 현장을 찾아 희생자 유족들을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참사 5일 만인 이날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현장인 롭초등학교를 방문, 유족들을 위로하고 추모 미사에 참석했다. 18세의 총격범은 지난 24일 초등학교에 난입해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바람에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21명이 희생됐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초등학교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 공간에 꽃다발을 놓고 두고 머리를 숙였다. 이과정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후 추모 미사를 마치고 성당을 나올 때 누군가가 “뭐라도 하라(Do something!)”고 소리치자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차에 오르기 전 “그렇게 할 것(We Will)”이라고 답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서 공식 연설을 하거나 공개 메시지를 발표하지는 않았다. 경찰이 학교에 진입한 뒤에도 즉각 총격범을 제지하지 않은 등 공권력의 부실 대응을 언급하지도 않았다. 한편, 법무부는 경찰 부실 대응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언론들은 범인이 무차별 총격을 하는 동안 19명이나 되는 경찰관이 교실 밖 복도에서 한 시간가량 대기하며 사건을 사실상 방치해 학생들의 추가 희생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경찰 당국도 이를 시인했다. 엔서니 콜리 법무부 대변인은 이날 유밸디 시장의 요청에 따라 법 집행기관의 대응에 대한 ‘중대 사건 검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 평가는 공정하고 투명하며 독립적일 것”이라며 “검토가 끝나면 조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에 따르면 당시 총격범이 대량 살상극을 벌일 때 19명이나 되는 경찰관은 교실 밖 복도에서 48분간 대기하며 사건을 방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름 간격으로 뉴욕주와 텍사스주에서 총기로 인한 대량 살상극이 벌어지자 총기 규제가 미국 정치 쟁점으로 다시 떠올랐다.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참사를 총기 규제 계기로 삼으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총기 소지를 외려 옹호하고 있다. 상원에 계류 중인 총기 소지를 제한하는 개혁 법안은 소지 권리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7일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총회에서 학교에 입구를 하나만 설치하고 화재 탈출용 전용 출구만 추가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무장 경비원을 상주시키며, 일부 교사의 학교 내 총기 소지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종민 기자총기사 비극 대통령 부부 총기 규제 당시 총격범